칼럼

[여행칼럼] 디지털 피로 시대, 우리는 왜 ‘현장’으로 떠나는가 (Part.1)

산경투데이 2025. 5. 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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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투데이 = 민소라 칼럼니스트]

“우리는 화면 속에 살지만, 삶은 여전히 손에 잡히는 곳에 있다.” 팬데믹 이후 일상이 디지털로 수렴되면서, 이 한 문장이 주는 울림은 깊어졌다.

회의는 화상으로, 소통은 메신저로, 여행은 영상으로 대체된 시대. 이 새로운 일상은 효율적이고 간편했지만, 동시에 무언가가 빠져 있었다. 바로 감각이었다.

지속된 디지털 사용은 단순한 눈의 피로를 넘어, 정서적 공허와 관계의 단절이라는 ‘디지털 피로(Digital Fatigue)’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세계인의 60% 이상이 하루 5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다. 우리는 점점 연결되어 있지만, 이상하리만큼 외롭다.

이러한 피로 속에서 다시 주목받는 것이 바로 ‘현장’이다. 실제 장소에서의 경험, 즉 여행은 이제 단순한 휴식을 넘어선 회복의 행위가 되고 있다.

바람의 냄새, 우연한 대화, 계획하지 않은 길 위의 순간들. 여행은 예측 불가능성과 오감의 충돌을 통해 삶의 온기를 되찾게 한다. 알고리즘이 설계한 일정보다, 길을 잃고 마주친 골목길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유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여행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으로 철저히 정보를 수집하지만, 여행지에 도착하면 스마트폰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조용한 시골마을 게스트하우스, 전파가 닿지 않는 산속에서 진짜 ‘나’를 마주한다.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 여행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도 이런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실감 콘텐츠’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여행을 ‘일상 탈출’이 아닌 ‘자기 회복’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여행은 이제 관광산업을 넘어, 정신건강과 감각 회복을 위한 융합산업으로 진화 중이다.

디지털 기술이 정점을 향해 치달을수록, 인간은 본능적으로 아날로그를 갈망한다. 공기의 질감, 눈빛의 온기, 예측 불가능한 우연 속에서 우리는 다시 살아 있음을 느낀다. 여행은 결국 인간다운 삶으로 회귀하는 행위다.

오늘도 수많은 디지털 여행자들이 스마트폰의 지도를 따라 어딘가로 향한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 도착하고자 하는 곳은, 화면 너머의 진짜 세상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는 다시 울고, 웃고, 살아 있음을 실감한다.

출처 : 산경투데이 https://www.sankyungtoday.com

 

 

https://www.sankyung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52932

 

[여행칼럼] 디지털 피로 시대, 우리는 왜 ‘현장’으로 떠나는가 (Part.1)

[산경투데이 = 민소라 칼럼니스트]“우리는 화면 속에 살지만, 삶은 여전히 손에 잡히는 곳에 있다.” 팬데믹 이후 일상이 디지털로 수렴되면서, 이 한 문장이 주는 울림은 깊어졌다.회의는 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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