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75% 동결…“환율 변동성·금융 불안 고려”

 

 

 

[산경투데이 = 한승수 기자]

한국은행이 1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2월에 이어 추가 인하가 예상되던 가운데, 고환율과 금융시장 불안을 고려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 달 새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에서 1,480원대까지 급등락하며 16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더 벌릴 경우 원화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올해 들어 1월에는 동결, 2월에는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경기 부진과 미국발 관세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였다. 그러나 이번 2분기 첫 회의에서는 통화 완화 기조를 잠시 멈추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이번 동결 배경에는 환율 외에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불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시기와 규모, 그리고 다음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서울 부동산 거래가 다시 증가하며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금리 인하가 자산 시장에 ‘기름을 붓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2월 한 달간 3조 원 넘게 급증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초에도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이번 결정이 신중한 ‘간보기’ 차원이며, 다음 달 상황에 따라 다시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환율이 안정되고 경기지표가 더 악화될 경우,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은이 5월에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 산경투데이 https://www.sankyung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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