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 = 박시수 기자] 자금시장에 돈줄이 말라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많은 나라가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결과다.
수익성이 불확실한 많은 스타트업들이 추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우주 스타트업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달 착륙선 개발업체 ‘메스텐 스페이스 시스템즈’는 지난 7월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고, 소형 발사체를 개발하는 미국의 ‘아스트라’는 최근 직원 16%를 정리해고했다.
시장기반을 어느 정도 다진 영국의 ‘버진 오빗’도 최근 현금 유동성에 빨간 불이 켜졌고, 모 회사인 버진 그룹으로부터 2,500만 달러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모두가 힘든 건 아니다.
일부 우주 스타트업은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불황 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주산업 정보 전문회사 ‘스페이스레이더’에 따르면 지난 7월 초부터 11월 초까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투자유치 사례만 최소 18건이다. 작게는 700만 달러, 크게는 1억 달러까지 다양한 규모의 자금이 우주 스타트업으로 유입됐다. 전략적 인수합병도 최소 5건 보도됐다.
최근 투자유치에 성공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지구 저궤도 경제권 탄생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선제적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통신위성 기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와 ‘우주 주유소’와 우주 쓰레기 처리 같은 궤도 내 서비스, 우주 상황인식 등과 관련된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소형 인공위성에 대한 투자는 경기 상황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형위성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소형 발사체의 경우 시장의 수요는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나라별 상황이 다르고, 전략적 가치도 있는 장비이기 때문에 투자의 물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국과 인도, 한국 등 자국 발사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나라에서 이러한 흐름이 목격되고 있다.
소형위성을 제작하는 미국의 ‘테란 오비털’은 10월 말 세계적 항공우주기업인 록히드 마틴으로부터 1억 달러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규모에 공격적 투자로 볼 수 있다. 록히드 마틴은 2017년 이 회사에 첫 투자를 했고, 이번 투자로 록히드 마틴이 보유한 테란 오비털의 지분은 9.4%에서 33.5%로 증가했다.
테란은 신규자금으로 현재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는 인공위성 생산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 록히드 마틴과 협력을 통해 군사 및 국가안보용 위성에 대한 거래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룩셈부르크에 있는 ‘OQ 테크놀로지’는 지난 8월 13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주요 투자자에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투자 자회사가 포함되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OQ 테크놀로지는 5G 기반 사물인터넷(IoT)을 지원하는 통신용 군집 위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3년 말까지 7기 이상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발사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60기 이상을 발사해 글로벌 IoT 군집 위성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우주에서 인공위성에 연료를 재충전하는 ‘우주 주유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빗 팹’이 10월 신규투자를 유치했다. 오빗 팹은 ‘8090 Industries’라는 회사가 투자를 주도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유치한 투자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투자유치 전까지 이 회사가 유치한 투자금은 1700만 달러로 주요 투자자 중에는 글로벌 항공우주기업 록히드 마틴과 노스럽 그루만이 포함되어 있다.
오빗 팹 ‘우주 속 재급유’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으로 지난 1월 일본의 우주 쓰레기 청소위성 제작 및 운영사인 아스트로스케일과 재급유 서비스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3월에는 미국 우주군, 공군 등과 1200만 달러 규모의 계약도 체결했다. 스위스의 우주 쓰레기 처리회사 클리어 스페이스, 뉴질랜드의 발사체 스타트업 ‘돈 스페이스’, 미국의 인공위성 및 우주용 로봇 제조사 ‘로그 스페이스 시스템즈’ 등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 최초로 우주 쓰레기 처리 위성을 발사한 일본의 아스트로스케일도 10월 초 대출 형태로 50억 엔 규모의 신규자금을 확보했다. 3년 만기 대출로 자금은 일본의 메이저 금융사인 ‘미쓰비시 UFJ 은행’(MUFG Bank)이 제공했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일본의 정부기관인 ‘SME Support Japan’이 지급보증을 섰다.
인도의 소형 발사체 회사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9월 51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로서 누적 투자유치 규모는 6800만 달러가 됐다.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GIC가 시리즈 B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고, 이번 투자와 함께 GIC의 인도 담당자가 스카이루트 이사회에 합류했다. 스카이루트는 확보한 자금으로 엔지니어를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준궤도 기술검증 로켓 ‘비크람-S’를 발사하고, 내년 중 상업용 소형 발사체 ‘비크람-1’의 첫 발사를 진행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인도 정부는 세계 우주산업 시장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점유율을 현재 2%에서 8%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우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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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심층분석] 경기침체 속 투자유치 성공한 우주기업들 (sankyungtoday.com)
[심층분석] 경기침체 속 투자유치 성공한 우주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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