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로부터 매년 수 천만원 기부금 받아
최정우 회장과 함께 이번 사태에 침묵
[산경투데이 = 강인해 기자]
포스코 내 성폭력 사건이 불거지자 지역 시민·노동 단체가 일제히 일어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 지회는 "성폭력 사건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최정우 회장은 해외 출장길에 올랐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하라"며 사측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사회연대포럼·포항참여연대·포스코환경운동연합은 최 회장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합동성명을 발표했다. 최 회장의 무책임한 태도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각종 이슈에 목소리를 내던 일부 시민단체는 최 회장과 함께 침묵하고 있다. 포항YMCA와 포항YWCA는 이번 성폭력사태에 대해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 단체에 이유를 물었다.
포항YMCA의 한 간사는 "제가 정보가 좀 느리다"며 "성폭력 검색을 안했는데 기자님 같이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포스코 관련 입장이나 성명을 내는 것이 다소 불편하다는 것을 애둘러 말하기도 했다.
여성단체와 연대해 여성인권 캠페인에 열을 올리고 있는 포항YWCA는 "특별히 의견을 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우리 단체는 피해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보니..."라며 말 끝을 흐렸다.
이유가 설득력이 없었다. 포스코와 이들 단체의 연관성을 찾아봤다. 후원금내역에서 YMCA와 YWCA를 발견했다.
공익법인 '포스코 1%나눔' 재단은 지난해 포항YMCA와 포항YWCA에 각각 4100만원과 3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매년 수 천만원을 이들 단체에 보냈다. 지난 4년간 포항YMCA는 2억원 넘게, 포항YWCA는 1억원 가까이 기부를 받았다.
포항참여연대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 후원금을 받은 시민단체들이 포스코이슈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며 "포스코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보험을 든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단체들은 소신껏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비판하지 못할 기업이 있다면 후원금도 받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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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스코 성폭력 문제에 침묵했던 시민단체들 후원금 내역 드러다보니 (sankyung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