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주가 급락…밸류에이션 부담·미 국방비 삭감 우려

[산경투데이 = 한승수 기자]

조선업 관련 주식이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과 미국 국방비 삭감 가능성으로 인해 일제히 급락했다.

20일 주식시장에서는 주요 조선사 및 조선 기자재 업체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이날 HD현대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11.96% 하락한 30만5천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 직후 4.90% 하락했던 주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낙폭을 확대하며 한때 12.10%까지 떨어져 30만5천원까지 내려갔다.

한화오션은 6.78% 내린 7만2천900원, HD한국조선해양은 9.00% 하락한 21만7천500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HJ중공업 등도 일제히 급락하며 조선업종 전반이 하락세를 보였다.

조선 기자재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화엔진,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엔진, 성광벤드, STX엔진, 한국카본 등이 일제히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조선업종이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해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현재 조선주들의 가치평가 수준이 높아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연구원들은 "HD현대중공업의 미국 시장 진출 가치를 최선의 경우로 가정해도 현재 주가는 고평가되어 있다"며 "한화오션 역시 밸류에이션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또한 "올해 주도주로 부상했던 조선업종이 밸류에이션 논란에 휩싸이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국방비 삭감 가능성도 조선업종 주가 하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향후 5년간 매년 8%씩 국방 예산을 줄이는 계획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8천500억 달러(약 1천226조 원) 규모인 미 국방 예산이 연간 680억 달러(약 100조 원)씩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며 방산 및 조선 관련 업종의 하방 압력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종은 그동안 미국의 방산 확대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국방비 삭감 이슈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조선주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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