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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거꾸로 날아가는 대한항공의 '노동 시계'

by 산경투데이 202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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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전 사무장 "어용노조도 결국은 피해자"


▲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이 산경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 산경투데이(https://sankyungtoday.com)



[산경투데이 = 한승수 기자]



외부의 공격보다 내부의 비난과 힐난이 더 견디기 어렵다. 내부에서 가하는 공격은 예측 밖인 경우가 많고, 치명적이다. 그래서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고, '집안 싸움'은 전멸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대한항공 박창진 전 사무장이 그랬다. 사측의 폭력에 맞서 싸우던 그를 더 지치게 하고 더 힘들게 했던 것은 노동조합이었다.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항공 노조지만 '땅콩회항'사건 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어요."

땅콩회항사건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난동을 부린 데 이어, 불법으로 비행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을 내리게 한 사건이다. 그는 그 사건의 피해자다.



피해 이후 노조는 필요하면 연락하라는게 전부였다고 한다. 그는 "20년 노조비를 냈지만 보호받지 못했고 노조원만 바라보겠다던 노조위원장도 보이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그는 당시 한 방송에 나가 "대한항공 노조는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아 어용노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가 결국 제명을 당했다. "대항항공 노조에서는 어용노조로 비난했다는 것을 문제삼아 나에게 내용증명서 보내고 모욕주고 찾아와 고함을 질렀죠. 갑질피해로 온갖 수모를 당할 때는 모른척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사람들은 선거철만 되면 노동자를 위해 일하겠다고 하죠. 이것이 어용노조의 현실입니다"



그는 제명된 노조를 나와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여직원 생리휴가제 활성화, 연차휴가 미지급분 소급적용을 위한 소송 등 당시 새노조는 사내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앞장섰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박 전 사무장은 그가 떠난 지금 대한항공 노조는 과거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직원들의 처우와 근무조건이 과거로 돌아가는 느낌이죠. 내부 견제 세력이 약해지면서 복지등 모든분야에서 후퇴할 수밖에없습니다" 대한항공의 '노동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단 것이다.


그는 10년이 다 돼가는 그 때 그 일로 노조를 탓할 마음은 없다. 그들도 결국은 사측의 피해자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노동자들은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생각해 외면해버리고, 내 일이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돌아섭니다. 결국 이는 노동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라 사회제도를 개선해야하고 노동시민단체에서 함께 해야합니다" 그는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사회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갑질상담센터인 '땅콩'이 대표적이며 '바른선거시민모임중앙회' 회장도 맡고 있다.



대한항공을 떠나 2020년 정의당에 들어가 부대표를 지냈던 박 전 사무장은 지난해 9월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나 정치활동은 계속 할 계획이다. 아직 어느 당에서 어떤 방식으로할지는 고민중이다. 그는 "입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직장갑질 방지법을 제정해 회사와 노동자간 분쟁시 판정 전까지 근로자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당함을 당하는 노동자를 위해 노동자들이 함께 연대하고 저항할 수 있는 사회, 그 지극히 정상적인 노동환경을 위한  박 전 사무장의 비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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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산경투데이(https://sankyungtoday.com)

https://sankyungtoday.com/news/view/1065592125937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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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전 사무장 "어용노조도 결국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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