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 = 박시수 기자] 세계 우주산업에게 2022년은 희로애락이 공존했던 해였다.
2월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글로벌 발사체 공급망을 혼란에 빠트린 단초가 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 발사체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상업용 인공위성과 우주자산의 가치와 유용성을 재평가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의 우주산업 정책에 큰 영향을 끼쳤다. 투자분야에서도 희비가 공존했다. 2분기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던 우주산업에 대한 투자는 3분기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으로 빠르게 감소했다.
스페이스 캐피털(Space Capital)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우주산업에 투자된 민간 자금은 총 200.1억 달러(약 24조 6100억 원)로 2021년 474억 달러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2015년 이례 가장 적은 규모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투자 가뭄’으로 위축된 산업에 단비 같은 소식도 있었다. 바로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그램의 첫 번째 미션 성공이 그것이다. 현재 달 궤도를 다녀온 ‘오리온’ 우주선의 비행 데이터 분석이 진행중인 가운데, 후속 미션에 대한 준비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참여 기업에 대한 자금 집행 또한 시작됐다.
2023년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다사다난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선도적으로 우주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개발한 출시 임박 제품이 다수 있다. 이들로 인해 올해 우주산업은 이전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1kg 발사가격 10달러”…스타십이 온다
올해 주목해야 할 우주산업 이벤트 중 하나는 스페이스X가 개발한 초대형 발사체 ‘스타십’(Starship)의 첫 번째 궤도 발사(orbital launch)다. 세계 우주발사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라 불릴 정도로 시장이 스타십에 거는 기대는 크다.
3월 중 발사하는 것이 스페이스X의 목표로 현재 최종 준비가 진행 중이다. 100% 재사용이 가능한 스타십은 2단 로켓으로 ‘슈퍼 헤비’라 불리는 1단과 ‘스타십’이라 불리는 2단으로 구성된다. 둘을 합친 로켓을 ‘스타십’이라 부른다. 지구 저궤도에 최대 150톤, 정지궤도에 21톤을 운송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세계 발사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팔콘9 로켓의 성능(지구 저궤도에 최대 22.3톤, 정지궤도에 8.3톤) 크게 상회한다.
이러한 수송능력과 완전 재사용 기술을 이용해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이용한 1킬로그램 당 발사 가격을 궁극적으로 10달러(약 1만 3000원) 수준까지 끌어내리려 한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낮은 가격이다. 팔콘9의 1킬로그램 당 수송 가격은 대략 3,000 달러 수준이다. 과거 미국 우주왕복선은 1킬로그램 당 65,000 달러였고, 2022년 아르테미스 1 미션에 사용한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은 58,000 달러였다.
스타십의 첫 궤도 발사를 위한 준비는 거의 막바지에 있다. 1단 ‘슈퍼 헤비’에 장착된 랩터 엔진 33기 중 31기를 동시점화 하는 지상 연소시험이 지난 2월 9일에 있었다. 33기 모두는 점화하는 시험도 조만간 있을 예정이다.
1월 23일에는 슈퍼 헤비와 상단인 ‘스타십’을 결합하여 발사대에 세운 후 실전과 동일하게 연료를 주입하는 ‘웻드레스 리허설’(WDR)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2단 스타십에 장착된 랩터 엔진 6기 동시점화 시험은 작년 9월에 이미 완료됐다.
스타십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아직 미지수다. 궤도 발사가 실패할 수도 있고, 그 밖에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인공위성 업계는 벌써 스타십의 출연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이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소형위성 심포지엄(SmallSat Symposium)에 참석한 인공위성 전문가들은 스타십 등장으로 초례 될 발사가격 급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UC버클리 우주과학 연구소의 앱히쉑 프라파씨(Abhishek Tripathi) 미션 오퍼레이션 국장은 “자사의 위성을 스타십을 이용해 어떻게 발사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바꿀지를 고민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당신의 회사는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조사 업체 ‘브라이스테크’(BryceTech)의 플랫쳐 프랭클린 선임 매니저는 스타십의 등장으로 소형 발사체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을 제기했다. 2021년 1월 스페이스X가 팔콘 헤비를 이용한 ‘라이드쉐어’(승차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후 나타난 현상을 참고한 전망이다.
우주쓰레기, 우주교통관리 시장의 성장
비 발사체 분야에서는 우주쓰레기와 우주상황인식(SSA), 우주교통관리(STM)와 관련된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주로 발사된 인공위성의 급증으로 우주쓰레기와 궤도 혼잡에 대한 우려가 누적됐고, 미국과 UN이 새로운 제도 도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가 만든 새로운 수요와 시장이라 볼 수 있다.
이 분야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스타링크와 원웹처럼 지구 저궤도에 대규모 군집위성을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에게 우주쓰레기와 궤도 혼잡은 비즈니스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험요소다. 때문에 인공위성이 운영되고 있는 공간에 대한 상황 파악과 위성 충돌회피 기동에 필요한 추력기(thruster)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쓰이는 추력기는 수명이 지난 위성을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 시키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
우주물체 추적 레이더 업체 ‘레오랩’(LeoLabs)의 CEO 댄 쎄펄레이(Dan Ceperley)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작년부터 우주교통관리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인공위성 사업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이들은 궤도 내 혼잡도 증가가 자신들의 비즈니스 전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레오랩은 우주상황인식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난 1월 말 호주 서부에 10번째 우주물체 추적 레이더를 설치했다. 우주물체 추적의 범위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레오랩은 현재 호주와 알래스카, 뉴질랜드, 미국 텍사스, 코스타리카,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Azores archipelago) 등에 총 10기의 레이더를 운영하고 있고, 이를 이용해 약 20,000개의 우주물체를 추적 감시하고 있다. 레오랩은 추적 감시에 있어 상대적으로 빈틈이 큰 남방구에 레이더를 추가로 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
남반구에 빈틈이 많은 것에는 역사적 이유가 있다. 과거 냉전시절 미국과 소련이 자국으로 발사된 미사일 감시를 위해 북방부를 중심으로 레이더를 설치한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최근의 경쟁적 우주개발로 우주쓰레기와 궤도 혼잡이 글로벌 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남반구에 설치되는 우주물체 추적 레이더의 수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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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심층분석] 우주교통관리, 스타십...떠오르는 우주 비즈니스 (sankyung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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