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스타링크 위성, 6개월간 50,000회 회피기동 실시...지구 저궤도 혼잡도 급증 경고

[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들이 전례 없는 수준의 회피기동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나 지구 저궤도의 혼잡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2023년 12월 1일부터 2024년 5월 31일 사이에 50,000회 이상의 회피기동을 수행했으며, 이는 이전 6개월(2023년 6월 1일~11월 30일)의 24,410회의 두 배에 달한다.

스페이스X는 7월 1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각 스타링크 위성은 다른 스타링크 위성, 타사의 위성, 또는 우주쓰레기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하루 평균 추력기를 14번 가동했다.

이 기간 동안 지구 저궤도에 있는 스타링크 위성의 수는 5,100기에서 6,200기로 증가했다.

회피기동의 증가 원인
스타링크 위성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회피기동 빈도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는 현재 스타링크 위성이 다른 물체와 충돌할 가능성이 100만 분의 1을 넘으면 회피기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임곗값(threshold)은 업계 표준보다 100배 낮은 것으로,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의 회피기동에 업계 평균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회피기동 임곗값을 정기적으로 조정하고 있으며, 스타링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임곗값은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군집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 우주항공학의 휴 루이스(Hugh Lewis)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스타링크의 최근 6개월간 회피기동이 50,000회가 된 것은 이전보다 엄격한 임곗값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며 "과거의 임곗값을 적용했다면 최근 6개월의 회피기동은 대략 25,000회 정도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 활동과 우주쓰레기 감소
휴 루이스 교수는 또한 태양 활동이 증가하면서 스타링크 고도에 있는 우주쓰레기의 수가 줄어들었고, 그 결과 회피기동의 순증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태양 활동이 증가하면 지구 상층 대기의 희박한 가스를 두껍게 형성하고, 이는 인공위성을 대기권으로 당기는 힘을 강하게 만들어 지구 대기권 인근에 있는 우주쓰레기가 보다 빠르게 소멸하게 된다.

위성의 안전을 위해 회피기동은 필요하지만 빈번한 회피기동은 위성의 향후 충돌 예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미국 우주상황인식 기업 COMSPOC이 2023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위성이 회피기동을 하면 그 후 며칠 동안 위성 경로 예측이 빗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자료에 근거한 경로 예측과 실제 경로에 차이가 발생하며, 예측 오류는 최대 40km까지 날 수 있다.

다수의 위성에서 이러한 예측 오류가 발생할 경우 우주교통관리 전체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COMSPOC에 따르면 이러한 오류로 인한 위성간 충돌이 2009년에 있었다.

당시 '이리듐 33' 위성과 러시아의 Kosmos-2251가 충돌했는데, 이리듐 33 위성은 충돌 하루 전 궤도 수정을 위해 추력기를 2회 가동했으며, 미 우주군은 궤도를 변경한 이리듐 33 위성이 러시아 위성과 하루 뒤에 충돌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

지구 저궤도의 혼잡도 증가와 이에 따른 회피기동 빈도 증가는 우주환경의 복잡성을 더하고 있다.

스타링크 위성의 수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회피기동의 빈도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이는 위성 운영자들이 충돌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욱 엄격한 기준과 정교한 예측 시스템을 필요로 하게 만든다.

그러나 빈번한 회피기동은 위성의 경로 예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우주교통관리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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