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티몬·위메프 사건, 법원 "구속 필요성 부족" 영장 기각

[산경투데이 = 한승수 기자]

큐텐, 티몬,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와 계열사 대표들에 대해 법원이 다시 한 번 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사기·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구영배 큐텐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세 명 모두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구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처음 기각된 이후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하려 한 정황이 보이지 않으며, 범죄 성립 여부와 경위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남 부장판사는 또한 추가로 제출된 증거와 피의자의 주장, 사회적 유대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구속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류광진·류화현 대표에 대해서도 "증거 인멸이나 도주 시도가 없었고, 범죄 혐의와 공모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특히 류화현 대표가 위메프에 합류하게 된 경위가 기각 판단의 근거 중 하나로 언급됐다. 류 대표는 과거 구영배 대표와 함께 G마켓에서 일한 이력이 있으며, 2022년 위메프 인수를 구 대표에게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 대표가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 1조 5,950억 원 상당을 가로채고,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인수 자금 명목으로 계열사에서 799억 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계열사로부터 720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며 책임을 묻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월부터 수사를 진행하며 이번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이번에도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피의자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구 대표 측은 "매출 증대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는 것은 이커머스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며, 사기의 고의는 없었다"며 "나스닥 상장을 통한 투자 유치로 경영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류광진·류화현 대표 역시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구 대표의 지휘 아래 이루어졌으며, 자신들은 공모 관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여전히 정산금 미지급 사태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검찰이 주요 피의자 신병 확보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추가적인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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