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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심층분석] 스마트폰의 우주 경쟁이 시작됐다

by 산경투데이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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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 AST 스페이스모바일의 통신위성이 우주에 있는 상상도. AST 스페이스모바일은 자사의 위성과 지상에 있는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 AST 스페이스모바일 제공  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우주기술이 이동통신의 지형(landscape)을 하나둘씩 바꾸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로 대표되는 저궤도 위성통신은 오랫동안 통신의 사각지대였던 산간오지와 바다, 사막, 정글, 극지방, 비행기 등에 초고속 인터넷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통신망의 안전성과 회복력(resilience)을 대내외적으로 입증한 스타링크의 사용자는 2022년 12월 100만 명을 돌파했고, 그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오는 2분기 한국에 진출할 예정으로, 이를 준비하기 위해 ‘스타링크코리아’(Starlink Korea LLC)라는 유한책임회사를 최근 서울 강남에 설립했다. 

 

또한 스페이스X는 3월 초부터 초창기 스타링크 위성보다 4배 많은 통신 용량을 공급할 수 있는 2세대 스타링크 위성을 본격적으로 발사하기 시작했다. 가까운 미래에 이보다 더 강력한 위성을 도입할 예정으로, 신위성의 질과 양 모두에서 경쟁사를 압도해가고 있다. 


▲위성-스마트폰 직접 연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링크 글로벌 제공 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이런 와중에 또 하나의 이동통신 기술이 시장에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 우주에 있는 인공위성과 직접 연결되어 통신하는 것이다. 영어로는 통상 ‘satellite-to-cell service’라고 불린다. 

 

1990년대 처음 등장한 위성전화의 21세기 버전이다. 과거와 다른 점은 거대한 베터리와 긴 안테나가 장착된 위성통신 전용 전화기를 마련할 필요 없이 현재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아직 기술과 제도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많이 있지만, 서비스의 잠재력만으로 보면 스타링크 같은 방식의 통신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가장 큰 장점은 인공위성과 신호를 주고받는데 필요한 별도의 장비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스타링크의 경우 위성과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가로 51cm 세로 30cm, 무게 7kg인 안테나를 고정된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 안테나를 작동시키기 위한 별도의 전력이 필요하고, 수신된 위성 신호를 와이파이로 변환해주는 라우터도 안테나에 연결해야 한다. 때문에 통신 속도는 유선인터넷 수준으로 빠르지만, 기동성은 상당히 떨어진다. 최근 이동하는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안테나가 출시되기는 했지만 크고 무거운 안테나를 항시 소지해야 한다는 불편함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 국방부가 위성-스마트폰 직접 통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기동성 때문이다. 국방부는 연말까지 관련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클레어 지라슨(Clare Grason)은 지난 2월 한 웨비나에서 위성-스마트폰 직접 통신에 대해 “아주 흥미로운(exciting) 기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서비스가 도입되면 “작고, 가볍고, 저렴하지만, 어디서나 통신을 할 수 있는 장비를 전투에 참여하는 군인들에게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30년까지 46조원 시장으로 성장”

▲위성-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전망을 보여주는 자료. 이동통신 전문 시장조사 기관인 GSMA 인텔리전스는 관련 시장의 전체 매출이 2025년까지 258억 달러로 성장하고, 2030년 286.7억 달러, 2035년 327.4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 GSMA 인텔리전스 제공 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우주산업 전문 시장조사 기관인 ‘노던 스카이 리서치’(NSR)는 위성-스마트폰 직접 통신 시장이 2030년까지 350억 달러(45조9,2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 사용자가 성장을 견인하고, 기업과 정부 고객이 이를 뒷받침하는 모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통신 전문 시장조사 기관인 GSMA 인텔리전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는데, 2025년까지 전체 매출이 258억 달러, 2030년 286.7억 달러, 2035년 327.4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개인 사용자가 성장을 주도하고, 기업과 정부가 지지하는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NSR의 분석과 동일했다.

 

현재 다수의 기업들이 위성-스마트폰 직접 통신 시장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영국, 스위스, 스페인 등 국적도 다양하다. 

 

첫 포문을 연 회사는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는 2022년 8월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과 손잡고 2023년 말까지 문자와 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3월 13일 “올해 안으로 서비스 개시를 위한 테스트가 시작될 것”이라는 추가 발표가 있었다. 차차 음성과 데이터 통신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T-모바일에 가입되어 있는 스마트폰에만 제한적으로 제공된다. 스타링크 위성이 지상으로 보내는 통신 신호가 T-모바일의 지상 안테나를 거쳐 통신 사각지역에 있는 스마트폰에 도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T-모바일의 지상 안테나가 일종의 스타링크 지상 안테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스페이스X는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과 손잡고 올해 안으로 위성-스마트폰 직접 연결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 스페이스X 제공 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애플은 2022년 9월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아이폰14 시리즈 사용자에 한정해 제공되는 서비스로 통신 사각지역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사용자가 보낸 구조 요청 문자메시지를 미국 위성통신사 글로벌스타(Globalstar)의 인공위성 24기를 이용해 응급서비스 기관에 보내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작년 11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처음 제공됐고, 12월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영국으로 확대됐다. 3월 말까지 오스트리아, 벨기에,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유럽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중국에 화웨이도 애플과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출시했다. ‘메이트50’이라는 스마트폰 모델부터 사용 가능하며, 중국의 베이더우 위성항법 시스템을 통해 단문 메시지 전송을 제공한다. 

 

앞서 언급된 기업들만 시장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미국의 위성통신사 이리듐(Iridium)과 위성통신 스타트업 링크 글로벌과 AST 스페이스모바일, 영국의 휴대폰 제조사 블리트(Bullitt), 스위스의 이동통신망 사업자 솔트(Salt), 스페인의 통신 사업자 세틀리옷(Sateliot) 등도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회사 퀄컴도 위성통신사 이리듐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지난 2월 진출을 선언했다. 퀄컴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위성통신 기술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 플랫폼이 탑재된 기기는 이리듐 위성을 이용해 양방향 문자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하다. 화웨이, 모토로라,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은 퀄컴과 협력해 양방향 위성통신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관 

 

위성-스마트폰 직접 통신의 잠재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충분히 발현시키기 위해 해결돼야 할 기술적 문제도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느린 통신 속도와 베터리 문제다. 

 

일반 광대역 인터넷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초당 100 메가바이트(Mbps)인 반면 애플의 협력사 글로벌스타의 최대 전송 속도는 초당 256 킬로바이트(Kbps)에 불과하다. 무려 390배 차이다. 이 정도 속도에서 짧은 문자를 보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영상 통화나 동영상 실행과 같은 데이터 통신은 불가능하다. 

 

속도를 높이려면 스마트폰의 베터리 출력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베터리 크기가 커지고 무거워지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경우 데이터를 보낼 때 필요한 출력은 10~100밀리와트(mW)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구 저궤도에 있는 인공위성과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최소 10배에서 최대 100배 강력한 출력이 필요하다. 당연히 베터리 사용 시간은 매우 빠르게 떨어진다. 

 

이처럼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당장의 해결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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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심층분석] 스마트폰의 우주 경쟁이 시작됐다 (sankyungtoday.com)

 

[심층분석] 스마트폰의 우주 경쟁이 시작됐다

[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우주기술이 이동통신의 지형(landscape)을 하나둘씩 바꾸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로 대표되는 저궤도 위성통신은 오랫동안 통신의 사각지대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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