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 = 이준영 기자]
한화그룹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SO) 겸 사장이 금융계열사 승계를 앞두고 실적 부진이라는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과거 김 사장이 주도한 캐롯손해보험은 누적 3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끝에 흡수합병됐고, 현재 이끄는 해외사업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경영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이 인수한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의 사업 확대와 관련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 사장은 2023년부터 한화생명의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금융사 지분 인수와 ICT 기업과의 제휴를 추진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였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법인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447억원, 인도네시아 법인은 6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화손보와 공동 인수한 인도네시아 리포손보의 순이익도 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국내 보험사들이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과 대조된다.
생보사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6,400만달러, 손보사는 9,51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동남아 주요 법인 대부분이 부진한 성과를 내며 역주행 중이다.
김 사장의 경영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캐롯손해보험의 실패가 자리하고 있다.
2019년 디지털 전략을 내세워 출범한 캐롯은 누적 손실 3,339억원, 주식 재매입에 따른 추가 손실 776억원 등 총 4천억원대 손실을 낸 뒤 올해 초 한화손보에 흡수합병됐다.
신사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가 그룹 재무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현재 김 사장은 한화생명 지분 0.03%만 보유하고 있어 독자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계열사의 시가총액이 3조원을 넘어서는 등 덩치가 커진 만큼, 지배구조 전환이나 금융지주사 설립 시 경영능력 검증이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롯손보의 실패에 이어 해외사업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김 사장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며 “금융계열사 승계는 단순한 순번이 아닌 리더십과 실적에 기반한 검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산경투데이 https://www.sankyung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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