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 = 이준영 기자]
DB그룹이 부실에 빠진 계열사 ‘DB메탈’을 회생시키기 위해 자산관리업체 ‘DB월드’와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또다시 ‘DB하이텍 동원론’이 제기되고 있다.
DB하이텍이 두 회사의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핵심 계열사 자금이 부실 계열사 구조조정에 동원되고 있다는 주주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DB월드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DB메탈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합병비율은 1 대 0.03624로, DB메탈의 평가가치가 낮은 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DB그룹은 이를 통해 자본잠식률 79.3%에 이르는 DB메탈의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고, 유휴 부지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DB하이텍 소액주주들은 작년 DB월드에 890억 원을 투자한 DB하이텍 자금이 사실상 DB메탈 구조조정에 쓰인 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DB하이텍이 보유한 DB메탈 지분(28.83%)은 소멸되고, DB월드 지분도 81.76%에서 72.1%로 희석된다. 반면 김남호 DB그룹 회장의 DB월드 지분은 3%에서 6.9%로 증가한다.
일각에서는 DB하이텍 연결 실적에 부실 계열사 영향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실적 개선세를 보인 DB하이텍은 중국 고객 수요 증가와 전력반도체 수요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525억 원, 가동률 90%대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DB그룹은 과거에도 DB아이엔씨와 DB메탈의 합병을 추진하다 행동주의 펀드 KCGI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당시에는 지주사 강제 전환을 피하기 위한 ‘총자산 늘리기’ 시도라는 비판이 거셌다.
이후 DB그룹은 KCGI와 화해 국면에 들어서며, KCGI 보유 DB하이텍 지분 일부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입해 최대주주 DB아이엔씨의 지분율을 18%까지 끌어올렸다.
DB그룹은 여전히 지주사 전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만족하면 2년 내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하는데, DB아이엔씨는 현재 DB하이텍 지분 18.6%를 보유 중이다. 추가 매입에는 2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DB손해보험을 통해 조달한 배당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 등을 통해 DB하이텍 지분을 직접 매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DB손해보험은 최근 3년간 총 1350억 원의 배당금을 김준기 명예회장 일가에 지급한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DB그룹은 계열사 구조조정과 지배력 유지 전략에 있어 DB하이텍을 반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지주사 전환 문제를 더 이상 피하지 말고 정면 돌파로 주주 신뢰를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출처 : 산경투데이 https://www.sankyungtoday.com
https://www.sankyung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53094
DB그룹, 부실 계열사 합병 논란…DB하이텍 ‘동원설’ 재점화
[산경투데이 = 이준영 기자]DB그룹이 부실에 빠진 계열사 ‘DB메탈’을 회생시키기 위해 자산관리업체 ‘DB월드’와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또다시 ‘DB하이텍 동원론’이 제기되고 있다.DB하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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