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글로벌 우주 산업에 대한 최신 투자 동향을 보여주는 두 종류의 보고서가 나왔다.
스페이스 캐피탈의 ‘우주 경제 벤처캐피털(VC) 3 분기 투자 보고서’와 미국의 우주 투자 분석기업 ‘세라핌 스페이스’가 발행한 ‘2023년 3분기 투자동향 보고서’가 그것이다. 지난 10월 발표된 두 보고서가 공통적으로 다룬 내용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상업용 우주정거장 관련 투자가 증가했고, 인도 기업들이 유치한 투자액도 빠르게 늘고 있었다는 것이 그것이다.
주춤했던 정부 투자가 기지개를 켜며 신생기업에 자금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도 두 보고서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내용이다.

우주 인프라 투자 전년 대비 39% 증가
먼저 우주 인프라 관련 투자의 증가를 알아보자. 가장 많은 투자가 집행된 분야라고 보면 된다.
우주 인프라는 일반적으로 로켓과 위성을 제조사들을 포함하는 항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 인프라 기업들은 3분기에 16억 달러의 신규 민간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 39% 증가한 수치다. 이 분야의 2023년 누적 투자액은 84억 달러에 달하며, 2022년에 투자된 총 83억 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다.
세라핌의 조사에 따르면, 3분기에만 우주 경제 분야에서 새로 82건의 거래가 진행됐다. 지난 2분기의 85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을 주도한 대형 거래가 있었다. 우주 인프라 투자를 주도한 이들은 2031년 퇴역을 앞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후속 우주정거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다.
투자 기관들도 이들에게 주목하며 막대한 투자를 진행했다.
기관들이 투자를 진행한 주요 기업은 다음과 같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3억 5,000만 달러 시리즈 C를 유치했고, 시에라 스페이스는 2억 9,000만 달러 시리즈 B를, 맵박스(Mapbox)는 2억 8,000만 달러 시리즈 E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새로운 우주 경제에서 우주정거장의 역할에 주목하며, 이를 주도하는 기업을 주시해왔다.
이번 투자는 이들의 능력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래 건수와 규모 모두 증가세로 전환
3분기 투자 동향에서 주목할 다음 안건은 다시 돌아온 투자 흐름이었다. 글로벌 우주 시장 투자는 2022년들어 크게 감소했다.
특히 2022년 하반기에 투자 둔화 현상이 심화됐다. 반면, 이번 3분기에는 거래 건수와 평균 거래 규모가 모두 늘어나며 다시 활황 기조로 변했다. 이는 우주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향후 몇 년간 성장 전망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 경제를 대상으로 하는 벤처캐피탈(VC) 투자는 2023년 3분기 103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9월까지 글로벌 스페이스 VC 투자는 총 289개 기업에 116억 달러에 달했다.
세라핌 관계자는 보고서에서 “이는 우주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투자가 저조했던 이유로는 너무 높아진 우주 기업의 밸류에이션, 계속된 금리 인상, 투자 회수의 불투명성이 꼽힌다. 상황이 변한 배경에 대해 스페이스 캐피탈은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보다 명확한 투자처인 우주정거장의 등장이다. 대형 사업이라 글로벌 우주 대기업이 주도하고, 각국 정부가 협력하는 구조다. 일단 리스크가 낮다.
우주 정거장은 이미 운영 중인 ISS의 사례를 근거로 자금 회수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다. 우주 정거장이 주도한 인프라 투자는 이미 2022 회계연도의 총액을 넘어섰다. 스페이스 캐피털은 역사적으로 거대 우주 프로젝트는 벤처캐피털이 선호하는 산업이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엔 기관 투자자들은 정부 자금이 들어간 기업을 주목한다.
둘째, 투자 시장을 이끌고 가는 대형 거래의 증가다. 우주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볼 수 있다.
3분기 거래 건수는 전 분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총 투자액은 전분기 대비 39% 증가했다. 2분기에 VC 업계는 우주 산업에 11억 6,0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3분기에는 16억 달러 투자를 진행했다.
3분기 우주 투자의 특징으로는 성숙한 기업에 투자하는 성향도 꼽을 수 있다. 후기 단계, 즉 C 라운드 딜에 대한 투자 규모가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이런 변화는 3 분기에 진행한 액시엄과 시에라, 맵박스 같은 기업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데 힘입은 바가 크다. 3분기 스페이스테크 투자는 상위 10개 거래에 집중되었으며, 이 부문에만 79%의 투자가 집중됐다.
2022년에는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규모 성장 라운드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성장 라운드의 복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성장 라운드 거래의 복귀는 스페이스 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KKR, Advent, Blackrock과 같은 유명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스페이스테크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우주 강자로 떠오른 인도
이번 보고서는 주요국들의 우주 투자 현황도 깊이 있게 다뤘다. 3분기 상위 10개 거래의 총액은 11억 달러로, 미국이 5개, 중국이 3개로 가장 많았다.
일본과 영국은 각각 한 개의 기업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그러나 일본과 영국은 전체 우주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상위 5개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은 기후 기술(Climate tech)에 중점을 두고 국가 우주 경제에 대한 재정을 전년 대비 거의 두 배로 늘려 투자 증가를 보였다.
이번 3분기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는 유텔샛의 원웹 인수가 있다. 대형 인수 합병 덕에 프랑스는 이제 글로벌 투자 규모 4위로 올라섰다.
인도의 부상도 주목할 만하다. 인도는 지난 8월 달 남극에 찬드라얀 3호 우주선이 착륙하는 성과를 거둔 후 순위가 상승했다.
인도는 아직 산업 규모와 성숙도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활기찬 우주 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으며, 자금 지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벵갈라루에 본사를 둔 리서치 회사인 트렉슨에 따르면 인도 우주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은 2020년 2,800만 달러에서 2022년 1억 1,200만 달러로 급증했고, 올해 8월 기준 6,3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세라핌 보고서는 “인도가 새로운 성장을 제공한 덕에 아시아 우주 경제에 대한 투자가 60% 증가하며 유럽의 투자 규모를 역전했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우주 투자 성향은 천천히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2021년 민간 자본 120억 달러가 유입되던 시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며 안정적인 자금 운영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 자금이 20% 증가한 면도 시장에는 긍정적이다. 스페이스 캐피탈의 매니징 파트너인 챠드 엔더슨은 “미국 정부 자금이 투입된 우주 인프라 관련 투자 증가는 전체 우주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넣어주고 있다”며 “장기 투자 프로젝트가 순항한다면 이와 관련한 단기 프로젝트와 새로운 스타트업의 우주 산업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https://www.sankyung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43826
[심층분석] 상업용 우주정거장, 글로벌 우주 투자 시장 이끈다
[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글로벌 우주 산업에 대한 최신 투자 동향을 보여주는 두 종류의 보고서가 나왔다.스페이스 캐피탈의 ‘우주 경제 벤처캐피털(VC) 3 분기 투자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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