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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독일의 우주 예산 삭감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

by 산경투데이 2023.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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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독일은 지난 9월 ‘뉴스페이스’라는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을 강조한 새 우주전략(Raumfahrtstrategie der Bundesregierung)을 발표했다.

2010년에 우주전략을 발표한 지 13년만이다. 그런데 독일 정부는 새 우주전략 발표 1달 전인 8월 유럽의 우주 강국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2024년 정부 우주개발 예산 삭감을 예고했다.

이후 발표된 예산 삭감의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유럽의 우주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우주프로그램 예산은 전년 대비 15% 이상 삭감한 약 3억 1400만 유로를, 유럽의 우주인터넷 프로젝트인 ‘아이리스2’의 분담금은 전년 대비 63% 삭감한 7천만 유로를 배정한 것이다.



독일 새 우주전략, 명확한 로드맵이 없는 ‘희망 목록’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에서 독일 내 언론계뿐만 아니라 우주분야의 중소기업 회사들, 과학 기술계, 학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독일의 우주개발 관련 뉴스와 분석 서비스 회사인 아스트로드롬(Astrodrom)은 연방정부의 새 우주전략을 서문부터 챕터별로 세부적으로 분석하면서 “독일의 우주 전략은 로드맵이라기보다는 명확한 로드맵이 없는 ‘희망 목록’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독일 우주기업들은 반발하고 있다. 예산 삭감이 예고된 직후 독일의 45개 우주 기업은 올라프 숄츠(Olaf Scholz)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공개서한에서 이들 기업은 독일정부의 우주개발 예산삭감의 큰 우려를 표명했다.

우주는 미래의 시장일 뿐만 아니라 우주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적 역량이 국가의 전략적 역량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강조했다.

또한 우주는 안보 및 국방과 같은 분야와 긴밀히 연결되어있으며, 국가 경제 및 국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우주개발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최소 2억 유로를 더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금액이라고 했다.

독일은 현재 우주(ESA 및 국가 우주 프로그램, DLR 연구소의 R&D 제외)에 연간 18억 유로를 지출하고 있는데, 독일 시민 1인당 연간 22유로를 지출하는 정도다.

경쟁국인 프랑스의 절반 수준으로, 프랑스는 현재 연간 30억 유로 이상(국민 1인당 45유로)을 투자하고 있다.

공개서한에 참여한 독일 기업들은 1인당 2.40유로를 더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외 국가들은 우주 예산 늘려

독일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정부의 예산 삭감이 하이테크 부문의 미래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은 제조 강국으로, 하이테그 부분의 경쟁력 약화는 국가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또한 예산 삭감은 투자자들의 우주분야 투자를 위축시키고, 유휴자금이 다른 국가로 넘어가는 연쇄효과를 만들어내고, 관련 인재의 해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우려에 근거가 되는 것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의 우주 부분 투자 확대다.

영국은 지난 10월 국가우주혁신 프로그램(National Space Innovation Programme, NSIP)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우주 기술, 위성 응용 프로그램 및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또한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위험도 높은 프로젝트를 최대 3,400만 파운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EU의 코로나19 복구 기금에서 19억 유로를 우주분야로 재배정해 4년간 집행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2024년 우주, 사이버, 로봇공학 분야에 10억 유로 이상을 국방예산에 할당할 것이라 밝혔다.

우주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 식지않게 해야

독일의 우주개발 예산 삭감과 새로운 우주전략이 배치되는 이러한 상황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

정부의 야심찬 우주경제의 비전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연구개발 예산을 큰 폭으로 삭감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독일 내에서 제기되는 가장 큰 우려는 예산 삭감이 장기적으로 우주분야 종사자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의 온도까지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우수한 과학자, 엔지니어를 키워내기 위한 동기부여, 열정, 영감 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는다.

이것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예산을 기반으로 어린 나이부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원하면 언제든 교육받을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어린 나이부터 영감을 얻고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롤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현재 과학자들에 대한 정부의 인내심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독일과 한국이 어떠한 정책적 결정을 하고, 또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눈여겨 봐야할 것이다.


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https://www.sankyung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43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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