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 = 이하나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난 3년 사이 고위험·고난도 금융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을 팔아 70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자들의 손실률이 최고 60%에 이르는 것과 대조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2021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ELS 판매 수수료를 통해 얻은 이익은 모두 6815억7000만원이었다.
연도별로는 H지수가 12,000을 넘어 최고점을 찍은 2021년 관련 ELS의 판매 호조로 2806억9000만원의 이익을 냈고 2022년과 작년(3분기까지 누적)에도 각 1996억9000만원, 211억9000만원을 남겼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의 흐름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은행들은 주로 증권사가 설계·발행한 ELS를 가져와 신탁(주가연계신탁·ELT)이나 펀드(주가연계펀드·ELF) 형태로 팔아왔다.
하지만 수천억원에 이르는 은행의 ELS 수수료 이익과는 대조적으로 상당수 ELS 가입자는 투자 수익은커녕 오히려 원금 회수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대표적인 피해 사례는 올해 상반기 만기가 집중된 H지수 ELS다. 2일 현재 H지수는 2021년 당시 고점(약 12,000)의 절반을 밑돌면서 대규모 손실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5대 은행이 판매한 H지수 기초 ELS 상품 가운데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만기가 돌아온 것은 모두 7061억원어치다. 하지만 고객이 돌려받은 돈(상환액)은 3313억원뿐으로 평균 손실률이 53.1%에 이른다.
더구나 올해 전체 15조4000억원,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H지수 ELS의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H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못하고 현재 흐름을 유지할 경우 전체 손실액은 7조원 안팎까지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H지수 ELS의 손실이 임박하자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해 11월 관련 ELS 판매를 중단했고 최근 들어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기초자산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ELS를 당분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이미 작년 10월 초부터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ELS를 팔지 않고 있다.
하지만 ELS가 은행 비이자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은행에서 ELS가 완전히 사라질지는 단언하기 힘든 상황이다.
은행권에서는 당국이 이달 중에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 ELS 판매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지점이 아닌 PB(프라이빗뱅커)가 2명 이상 상주하는 지점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던지 보완책이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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