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유증 2.3조로 축소…'경영권 승계 논란' 차단 나서

[산경투데이 = 박우진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당초 계획했던 3조6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2조3천억원으로 축소한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그룹 경영권 승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시장의 의혹을 해소하고, 주주들의 우려를 덜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보다 1조3천억원 줄인 2조3천억원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은 2조4천억원에서 1조6억원으로, 시설자금은 1조2천억원에서 7천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신주 발행가도 60만5천원에서 53만9천원으로 약 15% 낮아졌고, 청약 예정일도 6월 4일에서 하루 뒤인 6월 5일로 조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부족해진 1조3천억원의 자금은 그룹 계열사인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이 참여하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들은 할인 없이 신주를 인수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는 최소화될 전망이다.

이번 제3자 배정 방식이 확정될 경우,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에 한화오션 지분 매각 대금으로 지급한 1조3천억원이 다시 되돌아오는 구조가 된다.

당시 일부에서는 해당 자금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로 구성된 대주주의 승계 재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해당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투자 재원 확보 등 순수한 경영 목적에 사용됐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하고자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역시 “소액주주의 부담을 줄이고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필요한 자금 3조5천억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자금을 활용해 글로벌 방산 경쟁 격화와 안보 환경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유상증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자금 확보 규모는 변함없이 유지함으로써,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그룹 내 지배구조 논란을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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