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여행칼럼] 호텔보다 골목 카페…로컬에서 찾는 동시대적 여행의 의미 (Part.3)

by 산경투데이 2025. 5. 22.
반응형




[산경투데이 = 민소라 칼럼니스트]

글로벌 팬데믹은 우리에게 ‘여행’의 의미를 다시 묻게 만들었다.

국경이 닫히고 이동이 제한되던 시기, 여행자는 먼 곳이 아닌 가까운 동네로 시선을 돌렸다.

결과적으로 물리적 이동보다 내면의 휴식과 감각 회복에 집중하는 새로운 여행 방식이 등장했다. 이른바 ‘마이크로 투어리즘(Micro Tourism)’이다.

마이크로 투어리즘은 자동차나 자전거로 접근 가능한 거리 내에서 일상을 재해석하며 여행의 감각을 되찾는 방식이다.

낯익은 동네에서 낯선 경험을 찾는 이 흐름은 단순한 거리 개념을 넘어 감성적 접근이 중심이 된다. 고급 호텔보다는 조용한 골목의 로컬 카페에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여행으로 각광받는다.

서울 연남동, 전주 서학동, 통영 동피랑 마을 등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지역들의 공통점은 바로 ‘로컬리티’다. 그 지역 고유의 문화와 일상을 담은 소규모 공간들, 특히 카페나 독립서점은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지역의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장으로 기능한다.

카페의 인테리어나 소품, 지역 작가의 전시물 등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 콘텐츠다.

이 같은 공간은 여행자가 ‘관광객’이 아니라 ‘관찰자’이자 ‘체험자’로 머물게 한다. 장소의 이름값보다 공간과의 교감이 더 중요한 시대다.

여기에 윤리적 소비의 가치도 더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보다는 지역 상점에서 소비하고, 여행지 주민과 상생하는 태도가 새로운 여행자의 덕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커피 한 잔의 소비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고려하는 움직임도 확산 중이다.

또한 워케이션(work + vacation)의 확산은 여행의 개념을 ‘일상의 확장’으로 바꿔놓고 있다.

노트북을 켜고 로컬 카페에서 일하며, 틈틈이 주변 빵집이나 서점을 둘러보는 형태는 여행과 삶을 구분짓지 않는다.

지금의 여행은 ‘어디를 갔느냐’보다 ‘어디에서 머물렀느냐’를 묻는다. 여행이란, 낯선 곳에서 익숙함을 느끼고, 익숙한 일상에서 낯선 감각을 발견하는 일이다.

대형 호텔보다 골목의 카페가 더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 여행을 준비할 때, 예약 앱 대신 ‘○○동 카페 추천’을 검색한다면, 당신은 이미 이 시대의 가장 동시대적인 여행자다.


https://www.sankyung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53271

[여행칼럼] 호텔보다 골목 카페…로컬에서 찾는 동시대적 여행의 의미 (Part.3)

[산경투데이 = 민소라 칼럼니스트]글로벌 팬데믹은 우리에게 ‘여행’의 의미를 다시 묻게 만들었다.국경이 닫히고 이동이 제한되던 시기, 여행자는 먼 곳이 아닌 가까운 동네로 시선을 돌렸다.

www.sankyungtoda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