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일본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H3 로켓이 7일 진행된 첫 발사에 실패했다. 비행 중 로켓의 2단 엔진이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점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사를 총괄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안전상 이유로 고도 620킬로미터에서 비행 중인 로켓을 자폭시켰다고 밝혔다. 로켓에 실린 고성능 지구관측위성 ALOS-3도 함께 소실됐다.
나가오카 케이코 문부과학성 장관은 “매우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라며 “부처 내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https://youtu.be/5RWCnKbysO0
H3 로켓은 이날 오전 10시 37분쯤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이륙했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발사에서 로켓은 발사 후 약 5분간 순조롭게 비행했다.
하지만 로켓의 1단과 2단이 분리된 직 후 문제가 발생했다. 예정대로면 단 분리 직후 2단 엔진이 연소를 시작하면서 로켓의 고도와 속도가 더 올라가야 했다. 하지만 대신 “2단 엔진의 연소가 확인되지 않는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고, 로켓의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 화면에 잡혔다. 얼마 후 “미션 성공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10시 52분 로켓에 자폭 명령을 하달했다"라는 자막이 송출됐다. 그 후 중계가 종료됐다.
로켓의 2단 엔진은 미쓰비시 중공업이 개발한 LE-5B-3이라는 모델이다. 현재 일본의 주력 발사체 H-2A에 사용되고 있는 LE-5B 엔진의 개량형이다. 이번 사고에 대해 미쓰비시는 아직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실패는 H3 로켓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사실 이러한 의문은 2021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JAXA와 미쓰비시 중공업이 2014년부터 약 2천60억 엔(약 2조 원)을 투자해 개발한 H3 로켓의 첫 발사는 애당초 2021년 3월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1단 추진용으로 개발된 LE-9 엔진에 기술적 결함이 잇달아 발견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첫 발사는 2023년으로 연기됐다.
그렇게 첫 발사가 지난 2월 16일로 잡혔지만 이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이륙 직전 주 엔진에 동력을 전달하는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고 다시 잡은 3월 7일 2차 시도. 그동안 골치를 썩여온 1단 엔진은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그런데 이번엔 2단 엔진이 문제를 일으켰다.
2단 엔진이 왜 연소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원인은 JAXA의 조사를 통해 곧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H3의 손상된 안전성과 신뢰성을 완전히 회복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패로 제기되는 우려는 또 있다. 일본의 로켓 ‘세대교체’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인지가 우려의 본질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H3 로켓은 일본이 2001년부터 사용 중인 H-2A 로켓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지금까지 46회 발사된 H-2A 로켓의 발사 성공률은 97.8%. 50번째 발사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예정이고, 그 뒤를 H3가 이어받게 되어있다.
발사체의 세대교체 작업은 통상 후속 모델의 안전성과 신뢰성 검증을 위해 일정 기간 동안 기존 모델과 후속 모델이 함께 운영된다. 그 기간 동안 복수의 발사를 통해 후속 모델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인하고, 결과가 기준을 충족시키면 기존 모델의 사용을 중단한다.
H-2A의 50번째 발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단 일본의 현재 우주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H-2A가 4회 더 발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그 사이에 H3 로켓의 비행에 복수에 걸쳐 성공적으로 진행되야 한다.
이번 사고에 대한 원인 조사와 해결, 그리고 복수의 성공적 시험발사까지 하기에 빠듯한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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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산경투데이(https://sankyungtoday.com)
[심층분석] 일본 차세대 로켓 첫 발사 실패…우주개발 차질 우려 (sankyungtoday.com)
[심층분석] 일본 차세대 로켓 첫 발사 실패…우주개발 차질 우려
[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일본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H3 로켓이 7일 진행된 첫 발사에 실패했다. 비행 중 로켓의 2단 엔진이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점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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