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지정학적 위험으로 대만 공급망 베트남 이전 요청

[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스페이스X가 “지정학적 위험”을 이유로 대만에 있는 공급업체들에 대만 밖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할 것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1월 5일 보도했다.

일부 회사는 실제로 해외 이전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만 공급업체들에 ‘지정학적 위험’을 이유로 생산 시설을 대만 밖으로 이전할 것으로 요청했고, 다른 한 곳에는 베트남으로 이전하라는 구체적 요구를 했다고 전했다.

대만의 위성 부품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또 다른 소식통도 현지 공급업체들이 스페이스X로부터 직접 해외로 생산을 이전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에 위성 부품을 납품하는 ‘친푼 산업’(Chin-Poon Industrial)은 스페이스X가 “지정학적인 고려 사항"을 이유로 새로운 주문을 위한 제조 시설을 태국으로 이전해달라 요청했다고 밝혔다.

친푼 산업과 스페이스X 모두 본 이슈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이러한 발언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일론 머스크의 과거 발언 때문이다. 머스크는 2022년 대만의 통제권을 중국에 넘겨 양안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대만 해협에서의 분쟁을 피하는 방법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특별 행정구를 설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이스X의 베트남 사랑

스페이스X가 공급업체들에 추천하는 이전지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에 있는 한 익명의 투자 전문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 대표단이 2023년 3월 베트남을 방문했고, 현지에 위성 장비 제조 허브를 설립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이스X가 베트남에서 지적재산관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했다고 전했다.

스타링크용 라우터와 기타 네트워크 장비를 생산하는 대만 기업 ‘위스트론 네오웹 코퍼레이션’(Wistron NeWeb Corporation, WNC)은 스페이스X의 요청을 받아들여 실제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떨어진 하남성(province of Hanam)에 새로운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위성 부품을 생산하는 ‘유니버설 마이크로웨이브 테크놀로지’(Universal Microwave Technology)도 스페이스X의 요청을 받아들여 2024년 초 베트남에 생산 기지를 마련했다.

스페이스X에 인쇄된 회로판용(printed circuit boards) 납땜 재료를 공급하는 ‘셴마오 테크놀로지’(Shenmao Technology)는 2024년 4월 베트남에 공장 설립을 위해 5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대만에는 스페이스X에 직접 제품을 납품하는 공급 업체가 10개 이상 있고, 이들은 대만 내 수십 개의 협력업체들과 연결되어 있다.


https://www.sankyung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49174

스페이스X, 지정학적 위험으로 대만 공급망 베트남 이전 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