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압박에 우리·KB, 이번 주 대출금리 줄인하

[산경투데이 = 한승수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금리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자, 금융당국과 여론의 압박에 은행권이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31일부터 주요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29%포인트 낮출 예정이다.

상품별 인하 폭은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0.20%p ▲전세자금대출 0.01~0.29%p ▲신용대출 0.23%p에 달한다. 이는 신한은행이 이달 초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낮추며 시작된 대출 금리 인하 경쟁에 동참하는 행보다.

KB국민은행도 27일부터 일부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4%포인트 인하하며, 시장금리 하락분을 최대한 빠르게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금리 인하 조치는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확대에 따른 금융당국의 경고와 정치권의 법 개정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은행은 5개월 연속 예대금리차가 확대돼 비판 여론의 중심에 섰다.

예대금리차는 은행 수익의 핵심 지표로,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와 대출자에게 받는 금리의 차이를 의미한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의 이익은 증가하지만, 서민들의 금융 부담은 커진다.

지난해 12월 기준,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33%로 가장 컸으며, 우리은행은 1.16%로 뒤를 이었다.

전국 19개 은행 중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6.27%)이었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대출 금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자 금융당국은 대출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제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분을 반영할 때"라고 강조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은행법 개정을 통해 가산금리에 포함된 법적 비용들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부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인하하며 금융 소비자의 부담을 덜겠다는 입장이지만, 대출 증가 우려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곳도 있다.

NH농협은행과 케이뱅크는 최근 오히려 가산금리를 인상하며 대출 금리를 높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률적인 금리 인하는 가계대출 급증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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