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내투자형 ISA 확대·김치본드 규제 해제…외환시장 안정 총력

[산경투데이 = 한승수 기자]

정부가 국내 자산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국내투자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국내주식 의무투자 비율을 확대하고, 원화용도 '김치본드' 매입 제한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는 해외 투자 증가로 인한 원화 약세 현상을 완화하고,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9일 외환건전성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외환수급 개선을 위한 추가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입이 급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1~2월 동안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로 인해 약 103억 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투자 확대가 외환시장의 안정성과 장기적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정부는 일반 투자형 대비 비과세 한도가 두 배 확대된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하고, 해당 ISA에 편입되는 국내주식형 펀드의 국내주식 의무투자 비율을 법정 한도인 4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비율은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또한, 정부는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패키지를 다시 추진한다. 이에 따라 기업의 주주환원 증가분에 대해 법인세의 5%를 세액공제하고, 배당 증가분에 대해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한편, ISA 납입 및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 투자 유인을 강화하기 위해 국채 투자 비과세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국채 통합매매계좌 개설 및 거래 시 실제 소유자 확인을 면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한, 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 및 장내파생상품 투자 시 국내 상품과 동일한 수준의 사전교육 및 모의거래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외환 유입 규제 완화 정책을 보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문투자자 기업의 위험 헤지 비율 한도를 기존 100%에서 125%로 확대하며, 국내 은행 해외 점포를 통한 원화용도 외화 차입에도 수출기업의 국내 시설자금 차입을 허용한다.

특히, 원화용도 '김치본드'의 매입 제한 규제를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에는 김치본드가 원화용도 외화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제가 적용됐으나, 최근 외환수급 불균형이 심화됨에 따라 이를 완화해 원화 환전 수요를 증가시키고 원화 가치를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투자 확대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해외투자 증가로 인한 외환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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