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경투데이 = 한승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저소득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수 년간 진행했던 매입임대 사업이 건설업자들의 배만 불렸다는 의혹이 점점 더 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다. LH가 매입한 임대주택 중 6개월 이상 비어있는 집이 5년 동안 2.5배 이상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철민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매입임대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매입임대주택 공가는 4587가구에 달했다.
5년 전인 2017년 1822가구 대비 2.5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매입임대주택 재고량 중 공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2%에서 2.8%로 증가했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서울·경기 지역 LH 매입임대주택 2만6188가구를 분석 결과, LH가 매입임대주택을 공공임대주택 건설원가보다 2배 가량 비싸게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쓴 돈만 5조 8000억 원이 넘었다. 집값이 더 올랐던 2019년에는 매입량을 전년보다 두 배가량 늘렸다.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특히 경실련은 최근 고가 매입 논란을 일으켰던 LH의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매입 비용과 SH 공공아파트의 건설 원가를 비교했더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LH는 지난해 12월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36가구(전용 19~24㎡)를 79억4950만원에 매입했다. 한 가구 당 2억2000만원, 전용면적 ㎡당 920만원이었다.
반면 SH가 지은 ‘세곡지구 2-1단지’의 전용면적 ㎡당 건설원가는 436만원으로, LH가 사들인 수유팰리스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 건설원가를 적용하면 전용면적 24㎡ 아파트를 짓는 데 1가구당 1억원이 필요하다. 36가구를 짓는다면 총 37억 6353만원이 든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SH 고덕 강일 4단지의 ㎡당 건설원가는 512만원, 오금 1단지의 ㎡당 건설원가는 486만원이었다. 이 역시 LH가 매입임대한 아파트 값의 절반 수준인 것이다.
현재 상당 수가 위치나 주택 상태가 좋지 않아 빈집으로 남아 있다. 게다가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도 천장에 곰팡이가 피고, 물이 새는 곳이 많다.
LH매입임대 주택의 한 입주민은 "도저히 살기가 힘들어 아래층으로 이사를 갔다"며 "내가 이사온 집 입주민은 이미 수 년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며 한 숨을 쉬었다. 이렇다보니 비싸게 사주는 걸 노리고 날림으로 지어 LH에 팔아넘긴 업자가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실제로 LH 매입임대 담당 직원들과 건설업자들의 유착사실이 드러나 큰 파장이 일었다. 그러나 LH는 당시 겉핥기식 조사로 직원 한두명을 징계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LH에 매입임대 사업 전반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LH의 '셀프' 조사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무수한 집을 사들인 이유를 명확히 밝힐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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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산경투데이(https://www.sankyungtoday.com)
https://www.sankyungtoday.com/news/view/1065566359716119
[심층분석] 점점 더 사실로 드러나는 LH 매입임대 의혹
[산경투데이 = 한승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저소득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수 년간 진행했던 매입임대 사업이 건설업자들의 배만 불렸다는 의혹이 점점 더 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다. LH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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