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쓰레기 피해자, NASA에 손해배상 청구 (법률 쟁점 정리)

[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미국 플로리다주 소재 가정집으로 떨어진 우주쓰레기에 의한 피해를 보상하라는 요구가 NASA에 정식으로 접수됐다.

청구액은 8만 달러로, 지구로 추락한 우주쓰레기에 의한 피해로 NASA에 보상 요구가 정식으로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현재는 소송이 아닌 보상 요구로, 피해자는 NASA의 대응에 따라 소송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소송 원고는 지난 3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버려진 화물 운반대(stanchion)가 추락해 파손된 플로리다주 소재 가정집의 소유주 알레한드로 오테로(Alejandro Otero) 씨다. NASA는 추락한 물체가 ISS에서 버려진 물체라고 4월 확인했다.

오테로 씨의 변호사는 “이번 사고로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지만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면서 “의뢰인 가족은 삶에 미친 스트레스와 악영향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8일 미국 플로리다주 나폴리에 있는 오테로 씨 집에서 벌어졌다. 이날 오후 갑자기 하늘에서 무게 0.7㎏, 높이 10㎝, 너비 4㎝의 원통형 금속성 물체가 집 지붕을 뚫고 그대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지붕과 2층은 뚫렸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집주인인 오테로 씨는 당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엇인가가 집안을 찢고 바닥과 천장에 큰 구멍을 만들었다”면서 “집에는 아들만 있는 상황이었는데 천만다행으로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변호인은 “아직 NASA를 상대로 정식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았다”며 “NASA의 법률 대리인들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테로 가족은 자신들의 손실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고, 미래의 피해자들을 위한 선례를 남기고 싶어서 NASA에 정식 피해보상 요구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NASA 책임 불명확"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서 NASA가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만약 피해를 준 물체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우주 물체의 파편이었다면, 피해자는 1972년 만들어진 ‘우주 물체 손해 배상 협약’(Space Liability Convention)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NASA 또는 미국 정부는 피해자를 대신해 상대국과 보상 협상을 진행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복잡한 이유는 지구로 추락한 물체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추락한 화물 운반대는 원래 ISS에서 지구로 향하는 화물선에 실어서 안전하게 폐기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정상 문제가 발생해 화물선에 싣지 못했고, NASA는 이 물체가 지구 대기권에서 완전히 타버릴 것으로 예상하고 ISS에서 지구를 향해 사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피해는 우주 물체 손해 배상 협약’에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오테로 씨는 ‘연방 불법행위 청구법’(Federal Torts Claim Act)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법은 정부의 과실(negligence)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변호인은 NASA가 운반대가 지구로 추락할 가능성을 잘못 계산했고, 이것이 ‘과실’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5월 말에 손해배상 청구서를 NASA에 제출했고, NASA는 6개월 이내에 이를 검토해 최종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

향후 나올 수 있는 결론은 크게 세 가지다. (1) NASA가 '연방 불법 행위 청구법'(Federal Torts Claim Act)에 따라 각 청구 건당 최대 2만 5,000달러를 지급 (2)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피해 청구액 전액을 지급 (3) NASA가 청구를 거부하거나 원고가 수용할 수 없는 합의안을 제시할 경우, 원고는 플로리다에서 NAS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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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 피해자, NASA에 손해배상 청구 (법률 쟁점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