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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심층] “한국 발사체 정책 세계적 흐름에 역행”

by 산경투데이 2024.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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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지난 9월 5일에 열린 ‘우주청 개청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는 한국 우주항공청의 중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였다.

단연 주목을 끈 내용은 1,000달러 이하 가격에 탑재물 1kg을 지구 저궤도(LEO)로 보낼 수 있는 부분 재사용 발사체(partially reusable rocket)를 2030년대 중반까지 개발하겠다는 발표였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앞서 다수의 발표를 통해 우주청이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하리라는 것을 천명했다. 하지만 '2030년대 중반'이라는 시점과 ‘저궤도에 kg당 1,000달러’라는 가격 목표를 제시한 것은 5일 기자간담회가 처음이었다. 이 발사체가 고도 500㎞ 저궤도에 최대 500㎏ 화물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될 것이라는 내용은 5월 30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 임시청사에서 열린 제1차 국가우주위원회에서 공개됐다.

우주청의 이러한 재사용 발사체 개발 계획에 대한 해외 전문가들의 반응을 이하 정리했다.

"세계적 흐름에 역행"

미국의 우주 발사체 전문 언론인 켄 더빈(Ken the Bin)은 우주항공청의 500kg급 소형 재사용 발사체 개발 계획이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9월 13일자 글에 적었다. 그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발사체 회사들은 경량급 재사용 발사체의 경제적 이점이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때문에 경량급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시도했던 기업들이 중대형급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켄은 “이렇게 작은 로켓으로 1kg 탑재물을 1,000달러에 발사하겠다는 윤 청장의 목표에 다소 의구심이 든다(a little dubious)"며 “발사체 관련 관계자 대부분은 더욱 강력한 로켓에 더 많은 탑재물을 싣는 것이 더욱 저렴한 가격을 현실화하는 방법이라는 것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부분 재사용 로켓으로 1kg당 1,000달러는 무리"

미국 스페이스뉴스(SpaceNews)에 실린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보다 다양한 의견이 있다.

Windbourne이라는 ID를 쓰는 독자는 2024년 기준 1kg당 1,000달러는 경쟁력이 있지만, 2030년대 중반이라는 시점에서 고려하면 그리 경쟁력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2030년대 한국 재사용 발사체의 경쟁자는 스페이스X의 팔콘9이 아닌 스타십이 될 것이라며, 2030년대가 되면 스타십은 1kg당 100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화물을 운송할 것이라고 적었다.

Lopan이라는 ID를 쓰는 독자는 “부분 재사용 로켓을 이용해 1kg당 1,000달러를 달성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했다. 완전 재사용(fully reusable)이 가능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는 의미다.

그는 “국내 위성 발사 수요에 맞춰 소·중·대형 발사체 중 가장 많이 활용될 수 있는 발사체에 재사용 기술을 접목해 개발할 계획”이라는 윤 청장의 발언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국내 발사 수요에 초점이 맞춰진 발사체의 발사 빈도가 1kg당 1,000달러를 달성할 정도로 높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는 “스페이스X가 1kg당 2,000달러의 원가로 로켓을 운용할 수 있는 이유는 며칠에 한 번씩 로켓을 발사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고빈도 발사 어려울 것"

유럽의 우주산업 전문 컨설팅 회사 '노바스페이스'(Novaspace)가 지난 5월 발표한 ‘소형 발사체: 고빈도 발사 모델의 한계와 대형 발사체를 향한 경쟁’(Small launchers: limits of a high launch rate model and the race to heavy follow-ons)이라는 제목의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 우주항공청의 경량급 재사용 발사체 개발 정책이 왜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보고서는 “2017년 이후 소형 발사체 기업들이 유치한 민간 자본은 90억 달러에 이르지만, 이들 기업의 발사 계약 잔고(backlog)는 4억 달러에 불과하다”며 “재정적 압박과 스페이스X 라이드쉐어 미션과의 경쟁으로 인해 소형 발사체 기업들이 중대형 발사체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가브리엘 드빌(Gabriel Deville) 컨설턴트는 중대형 발사체와 경쟁에서 소형 발사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높은 발사 빈도(high launch rates)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기술적으로나 시장 환경 측면에서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브리엘 컨설턴트는 소형 발사체의 경우 가장 수익성이 높은 군집위성 고객을 유치하는데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바스페이스는 향후 10년간 발사될 위성의 약 82%가 군집위성과 관련된 것으로 전망한다)

이유는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군집위성 운영자는 위성 수십~수백 기를 발사해야 하므로 발사 가격에 민감하다. 때문에 이들에게 가장 경제적인 발사 방법은 발사 한 번에 최대한 많은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고, 이에 가장 적합한 발사체는 대형 발사체이다. (군집위성 구축이 빨리 끝나야 수익 창출도 그만큼 일찍 시작할 수 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소형 발사체를 이용해 발사된 군집위성 관련 위성의 무게는 4톤에 불과하고, 나머지 2,300톤은 중대형 발사체를 이용해 발사됐다는 것이 노바스페이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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